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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홍제동 방화 사건, 영화 <소방관> 여담과 실제 사건

by loyum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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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방관 포스터

1. 소방관

2024년 12월 4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2001년 홍제동 방화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재난 영화입니다. 본작은 2020년 이미 촬영을 마쳤음에도 코로나 19 사태 여파나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 등으로 개봉이 약 4년이나 밀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여기에 2024년 영화계는 흥행작과 망작의 양극화가 두드러져 소재적으로도 크게 흥행했던 소재는 아닌 이 영화의 선전을 기대하는 의견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개봉하고 보니 이런 예상을 뒤엎고 첫 주말 양일 20만 관객을 돌파, 2주차 주말엔 오히려 1주차보다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 역주행 양상을 보이는 등 깜짝 흥행을 보여줬습니다.

2. 줄거리 및 실화

2001년 3월 4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의 다세대 주택에서 집주인의 아들 최씨가 만취한 채 귀가해 자신을 야단치는 어머니와 다투다 방화를 저질렀고, 그로인해 큰 화재가 발생합니다. 신고가 최초로 접수된 후 가장 가까운 서울서부소방서를 비롯해 인근 소방서의 소방차 20여대와 소방대원 46명이 출동했으나 골목에 불법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소방대원들은 현장으로부터 15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소방호스를 끌고 뛰어진화를 시작했다고합니다. 그때 집주인이자 방화범 최씨의 어머니가 " 내 아들이 안에 있다." 는 주장에 이미 불로 뒤덮인 집으로 먼저 소방대원 3명이 진입했으나, 아들 최씨는 발견되지않았고 그렇게 1차 수색이 종료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 사람이 안에 있는데 왜 구하지 않느냐"고 다그쳤고, '구조 대상자가 있다'는 말 한마디에 10명의 소방대원이 다시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고합니다. 하지만 노후된 건물이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주책 전체가 순식간에 무너져내려버렸고 소방대원 10명이 무너진 건물 속에 그대로 매몰되어 버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소방대원 6명이 생명을 잃게 된 비극적인 실제 사건입니다.

3. 재미있는 여담

주원이 맡은 역할 '최철웅' 은 당초 유승호가 제안받았으나, 스케줄로 인해 유승호가 부득이하게 거절하면서 주원이 대신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소방대가 입은 옷이나 소방차를 보면 '서울서부소방서'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실제 홍제동 방화 사건 당시 해당 소방서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이며 해당 소방서 이름은 2006년에 은평소방서로 개명했습니다. 또한, 작중 소방대원들이 "46(사륙)?" "47(사칠)!" 하고 무전을 주고받는데 이는 "알았나?" "알았다."는 뜻의 소방관 무전 음어입니다. 또 다른 용어인 "입스"가 언급되는데 다만 이 영화에서는 PTSD의 동의어로써 사용됩니다. 의외로 고증은 맞는데 대구 지하철 참사 전까지는 PTSD가 알려지지 않아 트라우마 정도만 사용되고 있었죠. 작중 배경연도는 2001년이지만 피자스쿨과 메가MGC커피, CU가 보이는 등 당시에는 실존하지 않던 브랜드들이 보이는 옥에 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영화 <소방관>을 원작으로 한 웹툰도 나왔습니다. 보통 웹툰 원작 영화, 드라마가 많은 편인데 영화를 기반으로 한 웹툰이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재 장면의 85%는 실제 불을 이용해 촬영했으며 CG는 일부에만 쓰였다고합니다. 그로인해 배우 주원은 영화를 찍고 나서부터 집과 차에 소화기를 설치했다고 하는 여담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면체를 쓴 장면에서는 배우들 대사가 잘 안 들리는데, 이는 의도된 거라고 합니다. 자막을 깔아도 봤지만, 누가 말한 건지 구분도 어려워서 결국 포기했다고 합니다.

4. 실제사건과 영화의 다른점

'신용태'의 모티브가 된 장석찬 소방대원은 이 영화에 메인 사건인 홍제동 방화 사건 당시 건물에 매몰된 뒤 사망하였으나 본작에서의 신용태는 사고 3개월전인 녹번동 3층 빌라 화재에서 기절한 여자아이를 구출하다 계단이 붕괴되어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연출되었습니다. 또한 실존인물 박준우 소방대원 역시 '송기철'과 같이 곧 결혼을 앞둔 상태였으나, 생존한 송기철과 달리 건물에 매몰된 뒤 순직하였습니다. 범인과 그의 모친은 실제로는 소방대원들과 안면이 없었다고합니다. 범인은 새벽 2시에 만취 상태로 집에 들어와 어머니와 다투던 중 목숨에 위험을 느낀 어머니가 2층으로 피신해 문을 잠그자 1층을 태우고선 불길이 너무 커지기시작하여 외삼촌의 집으로 도주했습니다. 만취한 아들이 불을 지르고 도망까지 갔을 거라 생각하지 못한 어머니는 구조된 이후 건물 안에 아들이 있다고 구해달라 했으나 1차 수색 때는 없었고, 아들이 아직 있다고 소방대원들을 붙잡고 말하는 바람에 2차 수색에 들어간 10명의 소방대원들이 매몰되는 대참사가 나고 말았던 것 입니다. 직접 불을 지른 아들보다 결정적으로 소방대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만 어머니가 사건 이후 20년이 넘게 더 많은 비난을 받던 터라 친분이 있는 사이로 각색된 것으로 보이나, 본 영화의 신파 코드가 불호인 관객들이 대체 왜 하필 이런 식으로 각색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는 평도 있었습니다. 소방차 앞길을 가로막은 불법주차 차량을 그대로 돌진해 부수는 모습은 불법주차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강제처분' 씬으로, 현실에서 실제 화재진압 상황 시 강제처분을 한 적은 달랑 1-3건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방화를 저지른 최씨는 경찰에 연행되었으나 심신미약 등을 이유로 징역 5년 처분을 받았습니다.

5. 마무리

영화 <소방관>은 소방대원들의 헌신과 고통을 진정성 있게 다루며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잔잔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느끼기도 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우 곽도원의 편집/대체 없는 출연은 캐릭터 몰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배우 개인의 논란과 영화의 진정성을 분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의 연기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소방대원들의 고충과 희생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되며, 2001년 홍제동 방화사건의 희생 소방대원들을 잊지않고 기릴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따뜻한 감동을 함께 전달하는 작품으로, 특히 소방대원들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한번쯤 관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