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탑건매버릭
1986년에 개봉한 영화 탑건의 후속작으로 1편 탑건의 개봉 이후 36년 만에 개봉했습니다. <오블리비언>과 <트론: 새로운 시작>의 연출을 맡은 조셉 코신스키가 연출을 하였습니다. 원래 2020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당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어, 수많은 영화들이 끝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OTT 공개로 선회하는 가운데 극장을 통한 개봉을 고수하여 무려 23개월간 개봉을 연기한 끝에 2022년 5월 27일에 개봉했습니다. 이후 평단의 호평과 함께 관객몰이를 했으며, 개봉 31일 만에 전 세계 흥행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 평가
국내외 평론가들로부터 엄청난 극찬을 받고 있으며, 관객들에게도 굉장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봉 직후부터 현재까지 대체로 수작을 넘어서 액션·블록버스터 영화계의 명작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톰 크루즈의 커리어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타임지와 콜라이더는 "전작을 능가하는 속편"이라고 평했기도 했습니다. 전작인 탑건이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압도적으로 리얼한 항공 액션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기는 하지만 내러티브는 그 시대에 한정되어 시간이 지나며 완성도 면에서는 그렇게 높게 평가받진 못했는데, <탑건매버릭>은 본연의 뛰어난 항공 리얼액션에 상당히 굵직한 주제와 서사를 더하여 완성도 자체가 아주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수십 년이 지난 뒤 나온 속편이 이 정도로 잘 나온 게 놀랍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가히 항공 영화로서의 낭만주의를 절정으로 끌어낸 작품이라 평하기도 하죠. 무엇보다 화면 연출이 뛰어나다 보니 IMAX뿐만 아니라 4DX, ScreenX, Dolby Cinema로도 꼭 봐야 하는 영화로 꼽히고 있으며 전반적인 수치상으로도 반응상으로도 상반기 개봉 영화 중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 원작자 유족의 소송
2022년 6월,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1986년 영화 탑건에 큰 영감을 준 1983년의 기사, "Top Guns"를 집필한 저널리스트 에후드 요나이(1940~2012)의 유족들에게 소송을 당하였습니다. 탑건 영화의 스토리와 캐릭터는 각본가, 짐 캐시와 잭 앱스 주니어의 오리지널 창작이지만, 해당 기사에 영감을 받은 만큼 파라마운트는 기사의 저작권을 구매하여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1977년 이후, 미국의 저작물들은 35년이 지나면 원작자들에게 저작권이 돌아갑니다. 파라마운트가 기사의 저작권을 취득한 건 1983년 5월이고, 본래 2018년 5월에 저작권이 요나이의 유족들에게 돌아가야 했지만 요나이의 유족들은 파라마운트에게 조금의 여유를 주어 2020년 1월까지 저작권의 사용 기간을 늘려주겠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파라마운트는 이 편지에 답신하지 않고 2022년 5월에 <탑건매버릭>을 개봉한 것이죠. 하지만 탑건의 존재와 탑건의 훈련 상황, 파일럿들의 인간관계, 동료애, 공중전 묘사, 업계용어 등 기사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전부 창작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자 "일반적인 것"이란 것이 파라마운트 측의 주장입니다. 과거의 판례에 있는, “'사실'을 저작권으로 보유할 수는 없다는 것은 저작권법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파라마운트 측은 기사에서 영감을 받은 요소들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요소가 아님을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11월, 파라마운트 측의 소송 기각 신청은 법원에서 기각 당하였습니다.
4. 여담
<탑건매버릭>의 전투기 촬영 훈련 중 일화에서 마일즈 텔러가 전투기에서 내린 후 심한 두드러기 증상을 보여 긴급히 병원으로 이동했고 혈액 검사를 했는데 혈액에서 전투기용 제트유가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텔러는 톰 크루즈에게 "제 알레르기 원인이 제트유 때문이라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자 톰은 시큰둥해하면서 "난 태어날 때부터 내 혈액에 제트유가 흐르고 있어."라며 대답했다고하며 재미를 더했죠. 대부분의 장면에서 톰 크루즈의 고집 덕분인지, 실제 촬영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일스 텔러(루스터)는 영화에서 후시녹음이 아닌 라이브로 피아노를 치면서 'Great balls of fire'를 불렀습니다. 배우들 중 훈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항공기 탔을 때 한 번도 토를 안 한 배우는 원래부터 항공 액션을 밥 먹듯 해왔던 톰 크루즈(매버릭)와 모니카 바바로(피닉스), 제이 엘리스(페이백) 뿐입니다. 배우 여섯 명 중에 세 명은 제트기에서 촬영할 때 매일 토했다고 전해져 얼마나 힘들게 촬영을 하였는지 느끼게했죠. 톰 크루즈가 최소한으로 CG를 쓰고 싶어해 실제 비행기에서 촬영한 부분이 많아, 대부분의 배우들은 중력 가속도 훈련을 받았습니다. 톰 크루즈는 CG가 아닌 공중 시퀀스에 실제 항공기를 사용하는 조건을 전제로 참여한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크레딧 마지막에 문구도 있다. 촬영이 끝나고 톰 크루즈는 크루들에게 '내가 비행을 좋아하는 것처럼 너네도 이걸 좋아했음 좋겠고 그걸 바란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배우들이 계속해서 배우고 싶어하는 걸 알자 항공 학교에 다니게 해줬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글렌 포웰(행맨)의 항공학교 학비를 내줬고 글렌 포웰은 영화 이후 비행 자격증을 땄습니다. 비행 자격증을 따자마자 스턴트 운전 수업 증서까지 준 건 덤.
5. 한국어 자막
한국어 자막 감수를 2000시간의 전투 비행 경력을 가진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유튜버 진격의 아재와 군사 전문 기자 태상호 그리고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송용규가 맡았습니다. 롯데시네마에서 공개한 영상에 의하면 진격의 아재는 실제 전술과 전략, 비행에 관한 디테일을 중점으로 감수했고, 태상호는 미군 특유의 문화와 용어, 절차 등의 부분을, 송용규는 전문적인 비행 장치, 비행 제어 등의 지식과 용어 중점으로 감수했다고 합니다. 영화 자체는 밀리터리 재현보다는 액션을 훨씬 중시한 내용이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번역 수준은 괜찮은 편이고 각종 용어도 반영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맞춰졌습니다. 일례로 feet dry 같은 전문 용어도 정확히 번역했고 유도로(taxiway)도 정확히 언급하는 식으로 번역했죠. 그리고 군에서 사용하는 위치 표지 방법인 Bulls eye도 그 사용법처럼 기준점에서 방위 얼마 거리 얼마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 상당한 전공을 올리고 태평양 함대 사령관 4성 제독과 동기일 정도로 짬도 많은 전설의 제포대인 매버릭에게 장성들이 다소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로 하대하는 번역 때문에 뉘앙스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 사이클론 제독 등이 말하는 영어 원 대사들을 들어보면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말하는 내용은 맞지만 그래도 상당히 격식을 차려 말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F-14를 조종할 때 "Canopy!"/ "Clear!"라는 대사를 "캐노피!" / "닫으세요!"라고 번역했는데, 실제로는 후방석에서 캐노피를 닫으므로 "닫으세요"보다는 "확인"이 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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